서울여성베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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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에디토리얼

여성의 노동, 노동의 가치 : 가사노동 다시보기

WSW 2호는 성별화된 노동으로 손꼽히는 ‘가사노동’을 살펴봅니다.보통 ‘주부’ 라고 불리우는 가사노동 베테랑 권현미님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담는 동시에 전문적인 직업인 ‘가정관리사’ 로 활동하고 있는 현업 돌봄노동 전문가이자 전국가사노동자협회1김재순 안산 지부장의 글을 통해 가사노동의 노동의 가치를 알아봅니다.

 삶을 영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노동인 ‘가사노동’은 무급노동이라는 인식과 동시에 아직도 여전히 여성의 것으로 성별분화되어 인식되어 있는 노동이기도 합니다. 집안일은 돈이 되지 않아서, 혹은 눈에 잘 띄지 않아서 가사노동을 하는 사람은 ‘집에서 노는 사람’으로 이야기 되곤 합니다. 하지만 살림은 많은 능력을 요합니다. 정해진 예산으로 효율적인 삶을 누리기 위한 기획력과 체계성이 필요한 동시에 많은 육체적 소모를 요하는 노동인 복합적인 노동입니다.  주로 이 노동을 하는 주체라고 여겨지는 ‘엄마’는 수많은 노동적 기술과 육체노동을 수행하면서도 노동의 전문성이나 디테일보다는 그저 고맙고 대단하고 때론 숭고한 것으로 치켜 세워지는 존재로 간주됩니다. 결국 여전히 그것이 당연하지 않지만 당연하게 가족을 책임지는 엄마의 몫으로 타자화됩니다. 

 여성의 것으로 성별화된 가사노동은 금전적 가치와 노동권 또한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기에 직업으로써 가사노동의 처우 또한 열악합니다. 특히 최근에 가사도우미 어플같이 다양한 가사노동 플랫폼이 생겨났지만 그곳에서 노동하는 여성노동자들은 내부적인 경쟁을 통해 더 낮은 임금을 받게 되고 상해 등의 문제가 생겼을 때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 또한 요원합니다. 전국가사노동자협회는 저임금과 노동권 보호에 여러움에 처해있는 기본적인 노동의 권리 문제에 대해 문제제기 하며 가사노동의 노동권리와 전문성을 보장받기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 김재순 지부장의 글에서 가정관리사와의 만남과 협회에서의 활동을 통해 주체적으로 어떤 노동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지 우리가 어떤 부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이번호부터 ‘펭귄어패럴’ 프로젝트의 기획자이자 연구자, 퍼포머인 신소우주의 글이 3회동안 연재됩니다 . ‘미싱’을 매개로 ‘노동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예술프로젝트인 펭귄어패럴에서 그들은 작업과 노동과 대화를 통해 1985년 구로동맹파업을 비롯한 최전선에서 노동운동을 했고, 동시에 현재까지 오랜 봉제노동을 지속해 온 ‘명자언니’는 여성노동의 역사이자 현재진행형인 존재입니다. 펭귄어패럴 프로젝트와 신소우주라는 인물을 통해 노동에 대한 역사와 문제의식을 살펴보고 쉽게 잊혀지는 노동의 삶과 철학을 엿보고자 합니다.

 이번 호는 기획단계부터 유난히 고민이 많았습니다. 여성의 노동에서 빠뜨릴 수  없는 가사노동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기계화되지 못할 영역이자 그것을 대체해 온 성별화된 노동으로 간주된 ‘재생산노동2’을 지속적으로 다루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WSW는 가사노동을 여성의 것으로 낭만화하지 않으면서도 가사노동의 기술적인 면을 부각하고, 노동자 스스로가 자신의 노동에 대한 생각에 이야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려 합니다. 여전히 저평가 받으며 또한 저임금에 시달리는 재생산노동은 왜 ‘생산노동’ 으로써 가치평가가 되지 못하는가에 대해 고민해보는 단초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WSW앞으로도 낮은 임금의 불안정한 노동 환경이지만 오랫동안 노동을 지속해온 재생산노동자를 만날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 저 또한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근본적인 문제들을 다시금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이번 호에 수록된 인터뷰와 글을 통해 ‘여자가 하는 일’에 대한 편견을 들여다 보았으면 합니다.  복합적인 혐오가 겹쳐진 ‘재생산노동’은 사실 여성만 할 수 있는 노동은 아닙니다. ‘일과 가정의 양립’ 의 말에서 정작 논의되어야할 주체가 빠져있지는 않은지, 지금까지 노동을 해온 여성들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가사노동은 여성만의 노동인지, 그렇다면 누가 어떤 대우를 받으며 해야 하는가에 대해 다같이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정지혜
아픈 여성의 지속적인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아플 권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WSW를 통해 그 가능성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1. 가사, 아이돌봄, 산모 및 신생아에게 돌봄서비스를 지원하는 돌봄노동 전문가 ‘가정관리사’인 여성노동자들이 스스로 함께 일자리를 만드는 비영리 사회적기업. 가사노동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전문직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사회인식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http://homeok.org/
  2. 이윤을 창출하는 ‘생산노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적인 양육, 가사, 돌봄 노동을 총괄하는 노동을 일컫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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